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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에는 그냥 예쁜 배경에 예쁜 배우들이 나오는 일본 멜로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카이와 아키미가 서로 사랑하면서도 같은 길을 선택할 수 없다는 설정을 알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2026년 10월 28일 국내 개봉하는 일본 영화 <그대, 별처럼>은 15년에 걸친 두 사람의 사랑을 따라가는 작품입니다. 요코하마 류세이와 히로세 스즈가 주연을 맡았고, 원작은 2023년 제20회 일본서점대상을 수상한 나기라 유의 동명 소설입니다.
줄거리와 캐스팅,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제가 이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사실 줄거리보다 캐스팅이었습니다. 요코하마 류세이는 2022년 영화 <정체>로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입니다. 여기서 일본 아카데미상이란 일본영화제작자연맹이 주관하는 일본 최대 규모의 영화 시상식으로, 국내로 치면 대종상에 해당합니다. 단순히 외모로 소비되는 배우가 아니라 인물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쪽으로 평가받는 배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히로세 스즈 역시 <바닷마을 다이어리>, <유랑의 달> 등에서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준 배우입니다. 두 사람은 <유랑의 달>에서 함께 출연한 경험이 이미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열일곱 살부터 서른두 살까지, 15년에 걸친 연인을 연기한다는 점이 이전 작품과 다릅니다. 제 경우엔 두 배우가 각각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해 보는 것이 이번 관람의 주된 목적이 되었습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세토 내해의 작은 섬에서 교토 출신 소년 카이와 섬에서 태어난 소녀 아키미가 만납니다. 카이는 만화 원작자를 꿈꾸고, 아키미는 자수를 자신의 일로 삼고 싶어 합니다. 두 사람에게는 복잡한 가정환경 속에서 외로움을 견뎌온 공통점이 있고, 그 공통점이 자연스럽게 두 사람을 가깝게 만듭니다.
그런데 졸업 이후 카이는 꿈을 위해 도쿄로 떠나고, 아키미는 가족을 위해 섬에 남습니다. 누구 하나 잘못한 사람이 없는데 각자의 삶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상황. 제가 가장 안타깝게 느꼈던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아키미의 선택을 수동적이라고 단순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가족을 돌봐야 하는 사람에게 섬을 떠난다는 선택은 다른 사람보다 훨씬 큰 대가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원작을 쓴 나기라 유는 2020년 <유랑의 달>로 일본서점대상을 받은 뒤, 2023년 이 작품으로 다시 한번 같은 상을 받았습니다. 일본서점대상이란 전국 서점 직원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문학상으로, 문단의 권위자가 아닌 실제로 책을 독자에게 건네는 사람들이 뽑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릅니다. 작가의 작품에는 사회가 정해놓은 정상적인 삶의 틀에서 벗어난 인물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들을 쉽게 비난하거나 교훈으로 마무리하지 않는 점이 특징입니다(출처: 일본서점대상 공식 사이트).
조연 배우진도 탄탄합니다. 카이의 동료 구즈미 역의 마츠무라 호쿠토, 편집자 니카이도 역의 나카무라 안, 카이의 어머니 역의 오노 마치코 등 일본의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이 인물들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주변을 채우는 역할이 아니라, 카이와 아키미가 왜 쉽게 함께할 수 없는지를 설명하는 환경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 국내 개봉일: 2026년 10월 28일 / 러닝타임: 134분 / 관람등급: 15세 이상
- 원작: 나기라 유 동명 소설 — 제20회 일본서점대상(2023년) 수상작
- 주연: 요코하마 류세이(카이 역), 히로세 스즈(아키미 역)
- 조연: 마츠무라 호쿠토, 나카무라 안, 오노 마치코, 기무라 요시노 등
- 음악: RADWIMPS 주제가 '夕星(유즈츠)' — 저녁 하늘의 별, 특히 금성을 뜻하는 말
관람 포인트, 이 영화를 제대로 보는 방법
이 작품에서 제가 특별하게 느낀 부분은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의 촬영 방식이었습니다. <신문기자>, <정체>, <남은 인생 10년>으로 알려진 이 감독은 15년의 시간을 세 개의 장으로 나눠 표현했는데, 장마다 다른 촬영 기기를 사용했습니다. 첫 번째 장은 캐논 EOS 7D라는 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 여기서 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DSLR)란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거울로 반사해 뷰파인더로 보여주는 방식의 카메라로, 다큐멘터리적인 질감을 만들어냅니다. 두 번째 장은 ARRI ALEXA 계열의 디지털 영화 카메라를 사용했습니다. ARRI ALEXA란 할리우드에서도 광범위하게 쓰이는 고성능 시네마 카메라로, 색감과 계조 표현이 정교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은 35mm 필름으로 촬영했습니다.
이게 단순히 화면을 예쁘게 꾸미려는 선택이 아니라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감독 자신이 영화 작업을 시작한 시기부터 지금까지 사용해 온 촬영 기술의 역사와, 주인공들이 살아온 15년의 시간을 의도적으로 겹쳐 놓은 것입니다. 음향도 마찬가지로 장마다 다르게 설계했는데, 첫 장은 좁은 스테레오, 두 번째 장은 5.1채널 서라운드, 마지막 장은 아날로그적 질감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5.1채널 서라운드란 전면 세 개와 후면 두 개, 저음 전용 채널 하나로 구성된 공간음향 방식으로, 관객이 소리에 둘러싸이는 느낌을 줍니다. 저는 이런 기술적 설계를 미리 알고 보면 화면이 달라지는 순간을 의식적으로 따라가는 재미가 생길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출처: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사이트).
영화의 배경인 세토 내해도 중요합니다. 세토 내해는 혼슈, 시코쿠, 규슈 사이에 자리한 바다로 수백 개의 섬이 펼쳐져 있는 지역입니다. 이 섬이 아름다운 배경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아키미에게 이 공간이 고향이면서 동시에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도쿄는 카이에게 꿈의 공간이자 동시에 경쟁과 불안을 마주해야 하는 장소입니다. 섬과 도시의 대비를 의식하면서 보면 두 사람의 선택이 더 선명하게 읽힙니다.
음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주제가 '夕星(유즈츠)'를 부른 RADWIMPS는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 등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밴드입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실사 멜로 영화라는 점에서 음악이 작동하는 방식이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夕星'이라는 단어 자체가 저녁 하늘의 별, 특히 금성을 의미하는 말인데 영화 제목에 등장하는 별의 이미지와 직접 연결됩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같은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는 별의 속성이 두 사람의 관계를 은유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원작 소설을 먼저 읽을지 고민하는 분이 많을 것 같은데, 제가 내린 결론은 영화를 먼저 보는 쪽입니다. 이번 영화는 원작의 긴 내면 묘사를 세 개의 장으로 재구성하면서 설명보다 관객의 해석에 맡기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먼저 본 뒤 소설을 읽으면 화면에서 생략됐던 감정을 언어로 다시 발견하는 경험이 가능합니다. 이 순서가 두 매체를 모두 온전하게 즐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그대 별처럼 원작 소설을 먼저 읽어야 영화를 이해할 수 있나요?
A. 원작을 읽지 않아도 영화 자체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된 독립적인 작품입니다. 다만 원작을 먼저 읽으면 두 인물의 내면을 더 깊이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로 보완하는 순서를 권합니다.
Q. 요코하마 류세이가 이번 영화에 특별히 더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A. 사실입니다. 일본 공식 제작자료에 따르면 요코하마 류세이가 나기라 유의 원작 소설을 읽고 직접 영화화를 원했으며, 작가에게 뜻을 전하고 감독으로 후지이 미치히토를 제안하는 데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주연 배우의 의지가 기획을 이끈 드문 사례입니다.
Q. RADWIMPS가 이 영화 음악을 맡은 게 맞나요? 신카이 마코토 영화가 아닌데요.
A. 맞습니다. RADWIMPS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으로 잘 알려졌지만 이번 작품은 실사 멜로 영화입니다. 주제가 '夕星(유즈츠)'는 영화 제목에 담긴 별의 이미지와 직접 연결되며,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방식으로 감정을 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Q. 영화관 말고 넷플릭스나 OTT로도 볼 수 있나요?
A. 현재 국내에서 확인된 정식 관람 경로는 극장뿐입니다. OTT 공개 일정은 아직 공식 발표가 없으므로, 넷플릭스나 디즈니+ 공개를 기정사실처럼 안내하는 정보는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상영 일정은 롯데시네마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결론
제가 이 영화에서 오래 생각하게 된 질문은 하나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아름다운 선택인가, 아니면 자신의 삶을 지키면서 사랑하는 것이 더 건강한 선택인가. 카이와 아키미의 이야기는 그 질문에 쉽게 답하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그 모호함이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사랑했느냐보다, 그 관계를 통해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느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빠른 전개보다 관계의 변화를 따라가는 마음으로 134분을 앉아 있을 준비가 된 분이라면, 이 영화는 그 시간을 충분히 돌려줄 작품이라고 봅니다. 10월 28일 개봉 전에 원작 소설을 슬쩍 들여다보거나, 주제가 '夕星'을 미리 들어두는 것도 좋은 준비가 될 것 같습니다.